기분대로 행동하다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 화가 날 때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다툼으로 이어진 적도 있었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도 있다. 꼭 화가 났을 때가 아니어도 기분이 잘 드러나는 편이라 한때는 그런 점을 고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희로애락을 정당히 표출하며 싶은 나에게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그것도 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이라니, 펼쳐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책이었다.
내 감정은 내 책임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준 책이었다. 내 감정은 나의 것이지 타인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이 내 기분을 몰라준다며 서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이 나의 기분을 헤아려주고 맞춰준다면 고맙겠지만 그걸 꼭 알아야 할 필요는 없구나 싶었다. 내 감정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만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힘이 들 때 내가 나를 위로해주고 기분을 풀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와닿았다. 다른 사람이 힘들 때에는 위로를 해주면서 자신이 힘들 때에는 위로보다는 자책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상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나 자신은 누구보다도 내가 사랑하고 아껴주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서도 더욱 잘 알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남이 나에 대해 함부로 말하며 흔들어놓는다 해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말에 흔들려서 기분 나빠할 필요가 절대 없다. 그것은 인생의 낭비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만들 것은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나에게는 어떤 해소 방법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딱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렇게 해야지 하고 정해놓는 것이 아니라서 이렇다 할 게 없지만 운동이 좋은 것 같다. 그중에서도 등산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등산을 하다 보면 힘들어서 어느새 화난 감정을 잊어버려 그것을 느낄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해소되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노래를 듣고 부르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다. 소리를 지르며 마음속의 뭉친 것들을 내보내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좋은 감정을 되도록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사실, 체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같다. 체력이 부족하면 쉽게 지친다. 지치면 여유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지친 자신을 수습하기에도 벅차 참을성을 잃어버리고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드라마 미생에서도 체력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니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니 고민을 충분히 견뎌 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조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이 책에서 말하는 체력의 중요성에 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쉽게 편안한 길, 그냥 기분대로 행동하는 길을 택하기 때문이다. 체력은 자신을 무너지지 않도록 해주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큰 밑바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면 불평을 멈추어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다. 의지와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때로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불평을 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계속해서 불평을 한들 내 안의 에너지만 소모될 뿐이다.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고 감정에서 야기되는 행동에 좋고 나쁨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돌이켜보니 그러했다.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고 해서 그것이 나쁜 것인가?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고 해서 그것을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이 나쁜 것이라는 것이다. 나쁜 행동의 원인은 감정에 있지 않다. 그런 행동을 한 자신에게 있다. 감정이 격해져서 나쁜 행동을 했다는 것은 그냥 자신이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는 말밖에는 되지 않으니깐...
이 책은 무엇보다 제목‘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그 자체가 나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주었던 것 같다. 특히나 화가 날 때마다 끊임없이 마음속으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를 상기시켰던 것 같다. 이 주문은 마법처럼 나의 태도를 조금은 바꿔주었고 앞으로도 이 문구를 떠올리며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노력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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