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 ‘아다다’는 할 수 있는 말이 ‘아’와 ‘다’ 소리뿐이다. 나름 명망 있는 양반 김 초시 집안의 딸로 본명은 김확실이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아다다라고 불렀다. 아다다는 순박한 사람이었다.
예전에 가난한 총각에게 지참금으로 논 한 섬지기를 주고 시집을 갔다. 그 결혼생활은 5년도 못가 끝이 났다. 아다다의 지참금으로 집안에 여유가 생기자 처음에는 남편과 시부모가 아다다를 아껴주었다. 하지만 남편이 투기로 큰돈을 아다다를 두고 새 아내를 들이고 시부모에게까지 구박을 받게 되며 친정으로 쫓겨 오게 되었다.
그런 아다다를 친정에서도 구박했다. 그런 아다다를 위로해 준 것은 마을의 노총각 수롱이 었다. 수롱이는 아다다와의 신분차로 인해 아다다를 넘보지 못하는 처지였다. 어느 날 수롱이가 함께 살자는 말에 아다다는 수롱이와 함께 신미도라는 섬으로 야반도주를 했다.
섬으로 간 수롱이는 아다다에게 자신이 모은 돈으로 밭을 사겠다고 했고 돈을 보고 전남편이 생각난 아다다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날 새벽, 아다다는 돈을 몰래 가져가 바다에 뿌렸다. 전남편이 그랬던 것처럼 수롱이 역시 많은 돈을 모으면 자신을 버릴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뒤늦게 달려온 수롱은 바다에 뿌려진 돈을 보고 이성을 잃는다. 그리고 아다다를 발로 차 바다에 빠뜨렸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던 아다다는 결국 익사하고 수롱이는 바다를 말없이 뚫어지게 쳐다본다.
계용묵 작가는 소설가이기도 하고 시인, 수필가이기도 한 분이다. 할아버지에게서 천자문과 동몽선습을 배웠다. 그 후 몰래 상경하여 휘문고등보통학교에 다녔지만 당시 신교육을 반대하던 조부에 의해 강제로 중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1920년에 소설가로 첫 등단을 한 그는 1935년 ‘백치 아다다’를 발표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크게 3기로 나눌 수가 있다.
제1기에서는 현실인식이 강한 경향의 작품들을, 제2기에서는 사회적인 여건이나 자신의 순수함, 무지로 꿈을 빼앗기고 파멸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을 선보였다. 마지막 제3기의 작품들은 해방 후에 발표한 작품들로 세태 묘사를 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다.
계용묵은 수안계씨로 황해북도 수안 군을 본관으로 하고 있다.
아다다 : 선천적인 언어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할 수 있는 말이 ‘아’와 ‘다’뿐이라서 본명 대신 아다다라고 불리고 있다. 지참금으로 논 한 섬지기를 주고 시집을 간 적이 있다. 그것을 계기로 많은 돈을 얻게 된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아다다를 구박하고 쫓아냈다. 나중에 함께 도망친 수롱이 보여준 돈을 보고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돈을 바다에 버리고 그것을 알게 된 수롱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는 인물이다.
수롱 : 아다다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는 노총각이다. 하지만 수롱이는 사실 모아둔 돈으로 아내를 사기 아까워서 아다다에게 접근한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열심히 모아둔 돈을 버린 아다다에게 분노해 그녀를 밀쳐버린다.
아다다 아버지 : 양반가문의 체면 때문에 수롱을 사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다다 어머니 : 친정으로 쫓겨 온 딸을 학대하기 일쑤이지만 아다다와 수롱이와의 관계는 눈감아 주고 있다.
백치 아다다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돈’에 있다.
처음 돈이 없던 집으로 지참금을 들고 간 시집을 간 아다다는 시댁에서 사랑을 받았다. 그것도 잠시 더 많은 돈이 생기자 남편은 대놓고 새 아내를 들였으며 시부모님마저 아다다를 구박하고 결국에는 아다다를 친정으로 쫓아내기까지 했다. 아다다가 가져온 지참금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돈의 맛을 보지도 못했을 사람들이 돈으로 인해 변하는 모습을 본 아다다는 돈에 대해 안 좋은 기억만 있을 뿐이었다.
반편 수롱은 돈을 중시하는 인물이었다. 돈이 아까워서 아내를 사지 못했고 아다다에게 접근했다. 자신의 계획대로 아다다를 아내로 얻게 된 수롱은 이 돈만 있으면 마치 행복해질 것처럼 말하고 아다다는 불안을 느끼게 된다. 돈을 버린 아다다에 의해 꿈이 좌절되자 거침없이 아다다를 죽이는 모습을 보이며 물질에 지배당하게 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아다다를 통해 돈이라는 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인간이 탐욕으로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황금만능주의를 비판하고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백치 아다다는 1956년과 1988년 두 번에 걸쳐 영화화되었고 1972년 6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방영된 일일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1983년 6월 11일에는 TV 문학관 제88화로 제작되어서 방영되었다.
물질 만능주의로 변해가던 그 시기에 아다다는 어울리지 않는, 아니 어쩌면 어울리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그녀는 돈 때문에 자신에게 불행한 일이 닥친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돈 때문에 남편과 시부모님이 변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수롱이도 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을 버리면 수롱이에게 버림 당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그것은 그녀의 착각일 뿐이었다. 수롱이는 원래가 그런 인물이었다. 애초에 돈을 아끼기 위해 아다다에게 접근한 것이니 더 나쁜 놈이다. 전남편과 시부모 역시 마찬가지다. 아다다가 돈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자신들의 부를 늘릴 계기를 만들 수 있었겠는가? 그런 점에서 아다다에게 고마워했어야 마땅하지만 전혀 고마움을 모르고 그저 돈밖에 알지 못하는 인물들이 괘씸했다.
그리고 아다다의 부모님 역시 마찬가지였다. 딸의 상처를 보듬어주기는커녕 수시로 딸을 구박하기만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결국 아다다가 수롱이를 통해 위안을 얻고 수롱의 계획대로 그녀와 도망칠 수 있었다. 아다다의 주변에는 모두가 돈에 눈먼 사람들뿐이었으니 아다다가 참으로 힘들었겠다.
아다다는 수롱이의 돈만 버리면 수롱이와 행복할 수 있다고 여겼겠지만 수롱이가 자신을 밀지 않았어도 언젠가는 또 돈을 벌면 그런 비극적인 상황은 언제든지 올 수 있다. 수롱이는 결국 돈을 벌 것이고 그때도 또 아다다가 돈을 버린다면 결국, 어쨌든 결말은 아다다의 죽음이었을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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