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에 사는 땅딸보에 아편쟁이 노름꾼 김삼보와 그의 아내 안협집이 부부가 된 자세한 내력을 아는 사람은 없다. 안협집은 얼굴이 곱지만 정조 관념이 희박한 여자이다.
남편이 노름에 미쳐 집안을 돌보지 않자 안협집은 동네 삯일을 하며 지낸다. 어느 날 안협집이 어느 집 서방에게 당하고 쌀과 피륙을 받는다. 이를 계기로 안협집은 자진해서 ‘손쉬운 돈벌이’에 나선다.
힘이 세서 호랑이 삼돌이라고 불리는 뒷집 머슴 삼돌은 둘도 없는 난봉꾼이다. 삼돌이 우연히 안협집과 뽕밭에 갈 기회가 생기지만 안협집이 뽕지기에게 붙들리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한다. 밤에 안협집의 방에 들른 삼돌은 우격다짐으로 그녀를 범하려 하나 마침 이장 동생이 지나가는 바람에 망신만 당한다.
김삼보가 귀가해 부부 싸움이 벌어지자 앙심을 품은 삼돌은 “이 동리 반반한 사내양반 쳐놓고 네 계집 건드리지 않은 놈이 없다”라고 안협집의 행각을 삼보에게 일러바친다. 격분한 삼보는 안협집을 무자비하게 때린다.
다음 날 두 사람은 별일 없다는 듯이 태연하게 지낸다. 삼보가 안협집을 구타한 다음 날 다시 노름판으로 향하자 안협집은 여전히 동릿집 공청 사랑에서 잠을 잔다. 안협집은 주인집과 함께 치던 누에를 따서 삼십 원씩 나눠 먹는다.
본명은 나경손, 일제강점기의 소설가인 나도향이다. 나도향은 독립운동가인 나동규의 손자로 그의 집은 독립운동의 영향으로 가세가 기울어있었다. 1922년 소설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며 데뷔하였고 1925년에 ‘벙어리 삼룡이’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그는 1926년, 병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안협집 : 인물이 고운 대신 정조 관념이 희박한 여인이다.
김삼보 : 안협집의 남편으로 아편쟁이이며 노름꾼이다. 돈만 생기면 아내의 부정까지 눈감아 주는 타락한 인물이다.
삼돌이 : 뒷집 머슴으로 힘이 세서 ‘호랑이 삼돌이’라고 불리는 난봉꾼이다. 안협집의 약점을 이용해서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려는 인물이다.
난봉꾼 삼돌이와 정조 관념이 없는 안협집 사이에는 자연스러운 접촉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도 그것이 번번이 빗나간다. 또 안협집은 매춘을 일삼으면서도 매춘에서 품격을 따진다. 남편인 삼보는 안협집의 난잡한 생활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러한 점들은 일반적인 사고와는 일치될 수 없기에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윤리 의식이 없이 본능만을 계속 추구하는 등장인물들이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려지고 있다. 안협집은 원두막에서 총각에게 참외 한 개를 얻고 정조를 판 것을 시작으로, 벼 몇 섬, 돈 몇 원, 저고리 한 벌 등 매춘의 대가가 높아지면서 점점 더 타락해 간다. 안협집의 황금만능주의는 김동인의 ‘감자’에 나오는 주인공 ‘복녀’와 다를 바 없다. 김삼보 역시 돈만 생기면 아내의 부정까지 눈감아준다. 삼돌이는 집요하게 안협집을 노린다. 주인공들은 당면한 가난의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고 본능 충족의 수단인 ‘성’에 탐닉한다. 결말이 비극적으로 끝나지 않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추악한 모습을 현실의 모습으로 파악한 결과이다.
갈래 : 단편소설, 사실주의 소설
배경
시간적 배경 : 1920년대
공간적 배경 : 강원도 철원 용담 지방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탐욕적 본능과 물질적 욕구가 빚어낸 윤리 의식의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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