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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기욤 뮈소)

독서

by julia-ss 2023. 9. 2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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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욤 뮈소, 기대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소설의 만남이라니! 이제 작가의 상상력이 신의 경지에 올랐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설을 다 읽고 실망스러웠습니다. 기대에 비해 허무했다고 할까, 앞에서 이야기한 것들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님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한 명으로 이 책만큼은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혼자만의 선입견

먼저 책을 읽으며 선입견을 깨닫게 된 문장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문장도 아니었다. ‘두 여자는이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두 여자란 록산과 발랑틴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둘이 아니고서는 절대 설명도 안 되는 바로 그 말에서야 나는 록산이 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무려 180페이지 분량의 책을 읽은 후에 말이다. 록산이 형사이고 지금은 좌천되었다가 거기서 흥미로운 사건을 발견했다 정로도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왜 록산이 남자라고만 생각했을까? 주로 형사라고 하면 남자라고 생각하는 편견이 나도 모르게 자리 잡고 있었구나 하고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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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바티유

록산이 발령받은 BANC의 마르크 마티유 국장의 아들 라파엘 바티유는 작가입니다. 라파엘에게는 항상 어린 시절 죽은 여동생 베라의 영혼이 보입니다. 베라가 죽고 라파엘은 아버지만을 의지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암에 걸리고 치료도 하지 않으려 하자 아버지를 치료받게 하기 위해 거짓말을 만들어냅니다. 아버지가 평소에 좋아하던 피아니스트 밀레나 베르그만이라는 인물과 자신이 사귀는 사이라고 말한 것이죠. 이런 거짓말을 한다는 작가의 설정이 마음에 들진 않았습니다. 너무 허무맹랑하게 구성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인물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마지막에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사이렌 소리가 난 드론을 따라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나라면 안 갈 텐데 그전에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이가 주었던 갸랑스 드 카라덱의 편지 때문에 그러는 것이리라 애써 이해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배를 타고 카라덱섬으로 가려는 것은 정말 바보 같고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그 호기심을 멈추었어야 하는데 어떤 위험이 놓여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발을 내딛다니 답답했습니다. 아니면 최소 록산 형사에게라도 언질을 해주었더라면 그나마 낫지 않았을까 하는 싶었습니다.

 

결국 쉽게 권총을 갸랑스에게까지 주면서 자신이 죽음을 맞을 것으로 보이는 결말을 맺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괴로웠던 자신의 삶을 마치고 베라와 아버지를 만나러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답답했습니다.

 

아버지인 마르크 바티유 국장의 경찰로서의 감은 대단했습니다. 아들의 거짓말을 알아채고 조사에 들어가는 행보에 경의를 표합니다.

 

해소되지 않은 의문

책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들이 많은 역대급의 책이었습니다. 우선 DNA에서 밀레나 베르그만이 나온 것에 대한 설명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머리카락 팔찌를 누가 사갔다고 언급한 것이 그에 대한 해답이겠다 싶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을 신고한 사람은 아마 아미야스였을까요?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이 라파엘을 죽이기 위한 계획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인 것 같습니다. 깔끔한 마무리보다는 독자들이 좀 더 생각해서 결말을 내릴 수 있도록 이야기가 쓰여 생각해 볼거리들을 많이 만들어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인물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기욤 뮈소의 소설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생은 소설이다에 등장했던 출판업자 팡틴 드 빌라트, ‘파리의 아파트의 화가 로렌츠가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에서 서점 직원이자 작가 지망생이었던 라파엘 바티유가 이번에는 작가가 됐습니다. 네이선 파울스의 등장도 반가웠습니다.

 

뒷이야기

기욤 뮈소의 소설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은 후속작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작품의 끝에 라파엘 바티유를 완전히 죽었다고 언급하지 않고 그 부상 정도가 심하다고만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마도 거의 죽었을 것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상상력을 조금만 보태보자면 가까스로 살아난 라파엘이 갸랑스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록산과 박사논문 준비생인 발랑틴이 사건을 함께 알아가는 모습도 기대해 볼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그만큼 여운이 많이 남아서 이런 뒷이야기가 혹시나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갸랑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디오니소스를 숭배하는 그 이상한 집단이 잡히는 이야기를 기대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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