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조 미사키 작가의 작품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를 보자마자 읽게 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히노 마오리의 친구인 와타야 이즈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즈미에겐 남몰래 간직해 온 비밀이 있었는데 가미야 도루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가미야 도루를 잊지 못해 자신에게 다가 온 후배 나루세의 진심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기침과 사랑은 숨길 수 없다는 말처럼 히노는 종종 이즈미의 마음을 알아챘다. 혹시 이즈미가 가미야 도루를 좋아하는 것이라면 자신이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마음을 써주면서 말이다. 가미야 도루와 둘이서 함께 시간을 보낸 축제날 결국 히노에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게 되고 히노에게는 이것을 기록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책에 나온 정황으로는 히노가 그 사실을 적어놓지 않은 듯 보인다. 그래도 정말 적어놓지 않은 것인지 궁금했다.
와타야 이즈미는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가미야 도루를 잊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좋아하는 것들이 떠나갔던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그를 굳이 잊지 않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가미야 도루와 히노 마오리를 아끼는 와타야 이즈미의 마음속에 있는 아름다운 감정, 사랑은 너무나도 빛나보였다.
나루세 도루, 그가 찍은 사진을 보고 싶어졌다. 단순하게 좋아하는 사진 찍기가 아닌 그의 온 마음이 담긴 결과물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실패해도 비난받지 않으려고 방어막을 쳐두던 과거의 그에서 나아간 그의 모습이 멋있게 보였다. 존경스러웠다. 어중간한 의지가 아닌 온 힘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알고 있다. 힘들다거나 쉽다거나하는 문제가 아니라 온 신경을 집중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 그렇게 하는 이유가 와타야 이즈미에 대한 마음 때문이라니 이즈미는 나루세를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랬기에 그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선배가 과거와는 다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최선을 다한 나루세 도루의 최선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인기를 끌었던 기존 작품을 근거로 새로 만들어낸 작품을 뜻하는 말로 방송은 물론 영화나 게임, 소설 분야에서 인기를 끌었던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원작에서 등장인물이나 상황 스토리, 캐릭터, 장면 같은 것을 활용하여 또 다른 독립적인 이야기로 만들 때, 이미 검증된 원작의 힘을 활용한다는 것이 최고의 강점이라고 한다.
이치조 미사키의 소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스핀오프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를 읽으며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따라가진 못하겠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히노 마오리의 친구인 와타야 이즈미가 가미야 도루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설정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롭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나루세 도루는 어쩐지 세상을 떠난 가미야 도루를 닮은 것만 같은 설정에서 재미가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혹시 다른 이야기가 스핀오프로 나온다면 그것 역시 어떤 이야기일지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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