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타락한 인간 세상을 한탄하며 잠이 든다. 꿈속에서 금수 회의소에 도착하고 방청석에 앉게 된다. 세상의 문제, 옳고 그름을 논의하자는 회장의 말에 까마귀, 여우, 개구리, 벌, 게, 파리, 호랑이, 원앙이 차례로 등장한다.
[제1석]- 반포지효, 인간의 불효를 풍자
[제2석] 여우 - 호가호위, 외세 의존을 비판
[제3석] 개구리 - 정와어해, 외국 정세에 어두운 정치가와 잘난 척하는 개화인을 비판
[제4석] 벌 - 구밀복검, 서로 미워하고 속이는 인간을 비판
[제5석] 게 - 무장공자, 지배계급의 부패성과 지조 없는 인간을 풍자
[제6석] 파리 - 영영지극, 인간의 간사함 비판
[제7석] 호랑이 - 가정맹어호, 인간세상의 포악한 정치를 풍자
[제8석] 원앙 - 쌍거쌍래, 불건전한 남녀관계, 인간의 음란함을 비판하고 부부금슬 강조
사회자가 인간이 가장 사악하고 어리석다는 결론을 내린다. ‘나’는 인간 세상의 타락을 한탄하며 가장 불쌍한 존재는 인간이라고 말하며 인간의 반성과 회개를 촉구한다.
금수회의록의 저자 안국선은 1878년에 태어난 구한말의 작가이다. 1911년부터 1913년까지 청도군 군수를 역임한 이력도 있다. ‘금수회의록’은 1908년에 발표한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판매금지 소설이기도 하다.
후에 써낸 단편소설집‘공진회’의 경우 일제통치의 미덕을 그린 작품 세편이 실려 있는 친일행위를 한 작가이다.
해방 후 월북한 작가 안회남이 그의 아들이다.
이 작품에는 크게 두 가지 사상이 나온다. 하나는 전통적 가치관에 근거한 유교적 윤리관이며 다른 하나는 근대적 가치관에 근거한 기독교적 가치관이다. 동물들이 인간의 행위를 비판할 때 그 근거가 되는 것은 전통적 가치관인 유교적 윤리관이 활용된다. 그리고 개회 시 세계 만물을 창조한 하느님을 언급하고 폐회 때는 회개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근대적 가치관인 기독교적 가치관이다.
유교적 윤리관과 기독교적 가치관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화소설이란 전체 구성이 우화적이거나 작품 구성에서 우화가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소설을 말한다. 우화소설을 통해 인간 행위를 비판, 풍자해 이를 계도하려는 목적으로 쓰인다. 이 작품에서도 동물들이 등장해 당시의 부조리와 인간의 비리, 모순을 비판하고 있는 우화 소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정치사상의 계몽을 목적으로 쓴 소설로 정치사상이나 정치인 등을 소재로 한 정치적 환경을 주된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자신의 정치적, 사회적 의식을 강한 어조로 표현해 국민 의식의 계몽을 추구하고 있는 이 소설에서 정치소설적인 특성을 찾을 수 있다.
이 소설에서는 고전 소설과는 대비되는 근대 소설의 성격을 찾을 수 있다. 고전소설에 나오는 인물이 비현실적인 면모를 보이는 반면 금수회의록에서 그려지는 인물은 비교적 사실적인 면모를 보인다. 또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고전 소설과는 달리 금수회의록에서는 과도기의 시대 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복수의 사건을 병행적으로 전개한다는 점에서도 단일 스토리의 고전 소설의 구성과 차이를 보인다.
결말에서는 이 작품의 한계가 드러난다. 계속해서 제기되어온 문제점을 적극적인 해결방안이 아닌 회개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기독교 정신을 통해 추상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작품의 한계가 드러난다.
한 편의 재미있는 이솝우화 같았다. 하나같이 인간의 못난 점들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동물들의 입을 빌려서 이야기하다 보니 정말 금수만도 못한 게 인간이구나 하는 느낌까지 주었다. 개화기에 쓰인 만큼 외세에 대한 내용이 눈에 띈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는 비판의 대상이 되는구나 싶었다. 좋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 그만큼 적다는 뜻일 것이다. 처음의 마음은 버리고 결국에는 자기 이익, 자신이 속한 그룹의 이익, 권력독점을 위해 노력한다. 그 옛날에 붕당정치가 대표적으로 그런 식이었다. 그들은 서인이냐 남인이냐 등으로 싸웠다. 그리곤 같은 서인들끼리 노론과 소론으로 나눠서 또 집단을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상대를 무참히 밟았다. 그 속에 백성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삶은 언제나 선거 때에만 그들의 관심사이다. 어떤 때는 선거 때조차 국민들의 삶보다 서로 깎아내리기 바쁜 모습이다. 정책을 이야기하는 시간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시간이 더 많아 보인다. 자신과 그룹이 다르면 아무리 좋은 것, 국민들을 위하는 것이라도 무조건 반대하는 모습이다. 이제는 그런 시대를 벗어나야만 하지만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할 것인지 언제나 의문스럽다.
이 소설에 나온 동물들의 비난들만 피해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표적으로 부모님께 효도하고 간사하지 않고, 지조 있는 사람이 못난 사람은 아니니까 말이다.
작가의 친일은 정말 한탄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금수회의록에서 회개해야 할 인물은 우선 작가부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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