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서방은 조선에서 소작인으로 있다가 가난을 극복하고자 간도로 이주한다. 하지만 간도에서도 흉년으로 인해 빛만 늘어날 뿐 생활은 나이지지 않았다. 간도 유민인 문 서방은 인가라는 중국인 지주에게 땅을 받고 소작을 하지만 온갖 명목으로 수탈을 당하다 보니 남는 것은 없다. 조선에 있을 때와 다르지 않은 상황에 조선을 떠난 것을 후회한다.
결국 딸 용례를 인가에게 뺏기고 아내는 딸을 그리워하며 병에 걸린다. 죽기 전 딸을 보고 싶어 하는 아내를 위해서 인가를 몇 번이나 찾아가지만 인가는 거절한다. 결국 아내는 딸을 보지 못한 채 검붉은 피를 토하고 죽는다.
며칠 뒤, 문 서방은 인가의 집에 불을 지르고 억압에서 해방된 듯 시원스레 웃는다. 불길 속에서 인가와 용례의 그림자를 본 문 서방은 준비한 도끼로 인가를 찍어 죽인다. 그리고는 달 용례를 끌어안고 기쁨을 느낀다.
문 서방
간도로 이주해 중국인 지주 인가에게 땅을 받고 소작을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잦은 수탈로 인가에게 시달리게 되고 딸 용례를 빼앗긴다. 그 대가로 땅을 받지만 여전히 가난에 허덕인다. 아내가 병을 얻어 인가에게 딸을 만나게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하지만 거절당하고 결국 아내는 죽고 만다. 아내가 죽은 후 인가의 집에 불을 지르고 인가를 살해한다.
1920년대 삶의 터전을 잃고 간도로 간 이주민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순박한 성격이었으나 딸을 빼앗기고 아내를 잃게 되면서 적극적이고 저항적인 성격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내
문 서방의 아내로 딸 용례를 인가에게 강제로 빼앗기자 병을 얻게 된다. 죽기 직전까지 딸을 그리워하지만 만나지 못하고 검붉은 피를 토하며 죽는다.
용례
문 서방의 외동딸로 인가에게 강제로 취해진다. 문 서방이 인가의 집에 불을 지르고 나서야 구조된다.
인가
간도의 지주로 욕심이 많다. 문 서방에게는 여러 이유를 들며 수탈을 일삼는다. 소작인들을 착취하는 전형적인 지주의 모습이다. 문 서방의 딸인 용례까지 강제로 데려가고 만나게 해 달라는 청까지 거절한다. 자신의 집에 불이 나자 도망가다가 문 서방이 휘두른 도끼에 맞아 살해당한다.
붉은 불꽃을 뜻하는 홍염은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의 가장자리에서 높이 소용돌이치며 일어나는 불꽃 모양의 가스를 말합니다. 이 소설에서 불은 폭력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인가의 수탈로 딸을 빼앗기고 아내마저 죽은 상황에서 문 서방의 분노는 한계에 달했고 그것은 화산이 폭발하듯 강력하게 분출되었습니다.
즉, 홍염에서 불은 지배계급(지주)의 억압과 착취에 대한 민중의 저항 의지를 상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붉은색은 그러한 의지를 더욱 원색적이고 자극적으로 만들어서 전달 효과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1920년대 낭만주의와 자연주의 경향을 비판하면서 시작된 신경향파는 문학 창작을 하나의 정치 투쟁 도구로 삼았다. 경향 문학은 곤궁 문학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부유하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과 대립하고 극단적인 결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최서해의 ‘홍염’은 신경향파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일반적인 신경향파의 특징을 고루 갖추고 있다. 신경향파는 대안 제시를 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방식만 제시했다고 하는 한계를 지닌다.
그리고 이러한 신경향파 문학이 발전해 카프를 형성한다.
최서해 작가의 삶처럼 그의 소설에도 간도로 간 사람들의 이주한 사람들의 참혹한 생활상이 나타나 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문 서방은 가난을 피해서 간도로 갔지만 간도에서도 가난은 벗어날 수 없었다. 오히려 조선을 떠난 것을 후회할 정도였다. 간도에서 문 서방은 지주에게 딸까지 강제로 빼앗기는 상황을 맞아야 했다. 대가로 땅을 받았지만 가난을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이 그 시절 일제강점기의 사람들의 삶을 감히 짐작해보게 되었다. 끝나지 않는 가난한 삶에서 무엇을 꿈꿀 수 있었으며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갔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문 서방처럼 다시 돌아갈 엄두도 힘도 남아있지 않았을 것 같다.
딸을 못 만나게 하는 인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나게 해 주면 도망갈까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다 죽어간다는데 못 만나게 하는 건 뭔지 답답했다. 이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결국 그래서 자기 집이 불에 타고 자신은 문 서방의 도끼질에 죽음을 맞게 된 것이 아니겠나 싶다. 자업자득이었다. 문 서방의 분노가 터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으니 말이다.
문 서방과 용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잘 살아가지는 못했을 것 같다. 문 서방은 어쨌든 범죄를 저질렀으니 말이다. 아마 그들은 또다시 가난한 삶을 이어갈지도 모른다. 그래도 문 서방은 타오르는 불길을 보며 잠시나마 몰려오는 해방감에 행복했을 것이니 그래도 조금은 희망이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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