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필은 동경제국대학 독문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다. 좌경학생운동 단체인 문학 비판회에서 활동한 경험도 있지만 취직을 하기 위해서 이를 철저히 은폐한다. 그러다 H과장의 소개로 S전문학교의 독일어 시간 강사로 취직하게 된다.
첫 출근날 교장에게 인사를 하러 교장실에 들렀다가 T교수와 처음으로 마주친다. 그는 오랜 실직 끝에 취직해서 사상운동의 전력을 숨기고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그에게 T교수가 친절하게 접근해 진보 세력과 연결되지 말라고 충고한다. T교수는 스스끼라는 학생을 조심하라고 일러주기도 한다. 김강사는 내심 고맙게 생각한다.
며칠 후 김강사는 H과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갔다. 김강사는 H과장 집 대문 앞에서 T교수와 우연히 마주쳤다. H과장 집에서 나온 T교수는 김강사를 찻집으로 데려가고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다가 술이 취해서 나온다. T교수는 자신이 김강사를 교장에게 추천했다면서 어느 신문에 실린 ‘독일신흥작가군상’이라는 글에 대해 칭찬한다. 좌익작가들을 다루고 그 글을 학교 측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날 스스끼가 김강사를 찾아온다. 자신의 과거를 잘 알고 있는 스스끼에게 김강사는 어디에서 들었냐고 묻고 스스끼는 T교수에게 들었다고 대답한다. 그가 스파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김강사는 스스끼의 독일문학연구 그룹 지도 요청을 매몰차게 거절한다.
학교에서 고립돼 가고 있던 김강사는 T교수로부터 연말도 됐으니 과자라도 사들고 교장을 찾아가라는 조언을 듣는다. 김강사는 그날 밤 서양과자를 한 상자 샀으나 갈등 끝에 친척 아주머니에게 과자를 주어버린다. 겨울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고 어느 날 T교수는 H과장에게 새해도 되었으니 한 번 찾아가 보라고 한다.
위기의식을 느낀 김강사는 H과장에게 인사를 하러 간다. H과장은 김강사의 전력을 들먹이며 은혜도 모르는 인물이라고 질책하고 김강사가 자신은 결백하다고 변명을 하는 순간 옆방에서 T교수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나온다.
서울 출생으로 1929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를 졸업했다. 호는 현민으로 1932년에는 보성전문학교 법학교수가 됐다. 1927년 ‘조선지광’에 단편소설 ‘스리’를 발표하면서 등단한다. 프롤레타리아문학 전성기에 동반작가로서 ‘갑수의 연애’, ‘빌딩과 여명’등의 작품을 썼다. 카프 측에서 시인한 동반작가는 유진오와 이효석 두 사람이었다. 1948년 정부 수립을 위한 제헌헌법을 기초하고 초대 법제처장을 역임했다. 1952년 학계로 돌아가 고려대학교 대학원장을 거쳐 총장에 취임했다. 1967년에는 신민당 총재가 됐다.
유진오의 소설 대부분은 지식인을 통해 세상을 비판하는 시각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는 정치가이며 법학자인 그의 삶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강사 (김만필) : 나약한 식민지 지식인 S전문학교의 독일어 시간 강사
T교수 : 속물적인 기회주의자 S전문학교 일본인 교수
T교수는 철저하게 이중적인 모습을 지닌 일본의 지식인이다. 능수능란하게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교활한 기회주의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김만필은 양심은 지키려 하면서 동시에 현실에도 적응하려고 한다. 그는 올바르지 못한 것에는 발붙이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어렵게 얻은 취직자리는 유지하려 한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양립할 수 없기에 김만필은 고뇌할 수밖에 없다. 김강사는 이중적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지식인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방향 감각이 뚜렷하지 않은 이 중성으로 말미암아 김강사는 결국 현실 세계에서 도태되고 만 것이다.
이 작품은 이상과 신념을 지닌 지식인이 타락한 현실 사회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다루고 있다. 결국 양심적 지식인이 현실 속에서 패배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갈래 : 단편 소설
성격 : 사실주의적
배경
시간적 배경 : 일제 강점기
공간적 배경 : S전문학교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타락한 세상에서 소외되는 양심적 지식인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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