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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선 ‘오발탄’총정리-줄거리/해설

한국 단편소설

by julia-ss 2022. 10. 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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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철호는 계리사 사무실의 서기이자 월남 가족의 가장이다. 철호네는 원래 고향에서 행세하는 지주 집안이었으나 지주라는 이유로 탄압을 받게 되자 몇 년 전 월남해 서울에서 궁핍하게 살고 있다.

철호가 퇴근해서 판잣집 대문에 들어서면 어머니가 “가자! 가자!”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철호는 실성한 어머니, 만삭이 된 아내와 어린 딸, 가난 때문에 양공주가 된 동생 명숙, 상이군인으로 제대한 동생 영호 등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늘 우울하다. 저녁을 먹은 뒤 산책을 나갔다가 집에 오니 동생 영호가 와 있었다. 철호는 바람직하지 못한 영호의 태도를 꾸짖는다.

철호가 물로 주린 배를 채우고 있는데 경찰서에서 영호가 권총 강도로 잡혀 와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 경찰서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온 철호는 명숙으로부터 아내가 위독하다는 말을 듣는다. 그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아내는 이미 시체로 변해 있었다.

거듭된 사고에 충격을 받은 철호는 아무런 생각 없이 무작정 거리를 헤매다가 치과에 들어갔다. 그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돈이 없어 빼내지 못했던 양쪽 어금니를 모두 빼 버린다.

피가 지나치게 많이 나와 어지럼증을 느낀 철호는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탄다. 그는 해방촌으로 가자고 했다가 경찰서로 가자고 하고 다시 병원으로 행선지를 바꾼다. 결국 어머니처럼 “가자!”만을 외치고 의식이 사라져 갈 때 자신을 조물주의 오발탄에 비유한다. 운전수는 “오발탄 같은 손님이 걸렸어”라고 중얼거리며 무작정 달린다. 철호의 입에서 흘러내린 선지피가 흥건히 그의 와이셔츠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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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범선

평안남도 신안주 출생이다. 평양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다가 광복 후 월남했다. 1952년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 1977년에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1958년 첫 창작집 ‘학마을 사람들’로 제1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61년에는 ‘오발탄’으로 제5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생활 체험이 반영된 초기 작품 ‘학마을 사람들’, ‘갈매기’등에는 어두운 사회의 단면과 무기력한 인간상이 많이 등장한다. 뒤이어 발표된 ‘오발탄’, ‘미꾸라지’, ‘피해자’등은 사회 고발의 성격이 강한 작품으로 객관적 묘사를 통해 약자의 생존과 침울한 사회상을 부각했다.

후기의 작품 ‘냉혈 인간’, ‘돌무늬’, ‘삼계일심’에는 인간의 궁극적 모순과 존재론적 허무가 깃들어 있는 가운데 잔잔한 휴머니즘이 빛을 발한다.

 

 

등장인물

송철호 : 한 집안의 가장으로 궁핍한 삶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가난하고 힘든 현실을 살면서도 양심을 지키려 하지만, 끝내 삶의 방향을 잃고 만다.

 

송영호 : 철호의 동생으로 가치관의 차이로 철호와 대립한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은 결국 손해라며 먹고살기 위해서는 양심이나 법률은 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설픈 은행 강도 행각을 벌임으로써 범죄자가 되고 마는 인물이다.

 

어머니 : 전쟁을 피해 해방촌에 와 살고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실성했다. 북쪽의 떠나온 고향을 잊지 못해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는 인물이다.

 

아내 :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인물로 가난에 시달리다 죽는다.

 

명숙 : 철호의 여동생으로 양공주가 되어 철호의 고민거리가 된다.

 

 

작품의 포인트

 

 

 

오발탄의 의미

이 소설에서 오발탄은 방향 감각을 상실한 송철호의 모습을 의미한다. 양심을 지키고자 하는 행위는 아내를 죽음으로 내몰거나 동생을 양공주로 내몰 뿐이다. 양심이라는 것이 삶의 방향을 지시해 줄 등불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철호는 자신을 ‘오발탄’이라 여긴다. 주인공 철호는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극도의 가난 속에서 양심은 사치에 불과한 상황이 되면서 동생 영호가 권총 강도 행각을 벌이고 명숙이 양공주가 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오발탄은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결과적으로 뒤틀리고 왜곡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따라서 ‘오발탄’은 방향성 있는 삶, 양심을 지키고 살 수 있는 삶을 간절히 염원하는 작가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충치'의 상징적 의미

영호는 돈이 아까워 병원에 가지 않는 철호를 한심하게 생각한다. 여기서 충치는 철호가 양심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는 것을 상징한다.

 

철호와 영호의 가치관 대립

이 작품에서는 현실과 타협하는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이 대립하고 있다. 철호는 양심에 따라 살아가며 양심, 법률, 윤리, 관습을 중시한다. 한편 상이군인 영호는 양심을 거부하고 한탕주의를 추구하며 권총 강도짓을 한다. 명숙은 양공주 짓을 한다. 이 소설에서 철호와 영호는 전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며,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갈등을 겪는다. 가난이 시대의 산물이라고 한다면 이 소설에서 나타난 갈등은 인물과 사회 간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의 '가자'와 철호의 '가자'

전쟁으로 인해 몰락을 경험한 철호 어머니가 외치는 ‘가자’는 정신 이상이 되어서 간헐적으로 되풀이하는 절규이다. 월남민인 어머니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은 전쟁 전의 고향이다. 이는 실향민인 어머니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이전에 지주로서 아쉬움이 없었던 생활을 그리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만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부정하고 그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대변하는 외침이기도 한 것이다. 한편 철호는 영호가 강도 혐의로 경찰서에 잡혀 있고 아내는 아기를 낳다가 죽은 상황에서 앓던 이를 모조리 빼 버린다. 그리고 택시 안에서 행선지를 잃고 헤매다가 ‘가자’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이는 갈 곳을 잃어버린 철호의 절망적인 독백인 것이다.

 

'오발탄' 요점정리

갈래 : 단편 소설, 전후 소설

 

성격 : 현실 고발적, 비판적, 사실적

 

배경

시간적 배경 : 6·25 전쟁 직후

공간적 배경 : 서울 해방촌 일대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부분적으로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전후의 비참한 현실 속에서 정신적 지표를 잃은 인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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