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간이역 대합실에 몇 사람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폭설이 내려 기차가 연착하고 그들은 난로에 몸을 녹이며 각자의 삶을 떠올린다.
대합실에 모인 사람들은 30대 중반의 농부와 그의 병든 아버지, 시국 사건으로 대학에서 퇴학당한 청년, 교도소에서 출감한 지 얼마 안 되는 중년 사내 등으로 이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이들은 각자의 사연을 가슴에 품은 채 톱밥 난로의 불빛을 바라본다.
두 시간 연착한 야간 완행열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은 각자의 삶의 자리로 떠나간다.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다. 본관은 조양이고 전라남도 완도 평일도에서 출생하였다. 광주숭일고등학교에 이어 1981년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개 도둑’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사평역’, ‘아버지의 땅’, ‘그리운 남쪽’, ‘붉은 산 흰 새’, ‘봄날’등을 발표했다. 사평역은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그는 현실의 왜곡된 삶의 실상을 통하여 인간의 절대적 존재의식을 탐구하는 작가이다.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5년부터 2016년까지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늙은 역장 : 작은 대합실을 지키며 오고 가는 사람들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본다.
대학생 : 큰 기대를 받으며 대학생이 되었지만 학생 운동을 하다 유치장 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대학에서 제적당한다. 고향으로 내려왔지만 차마 부모님께 제적당했다는 말을 못 한다. 학생 시절에 민주화 운동을 체험한 작가와 동일시할 수 있다.
중년 사내 : 출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인물로 12년 동안의 옥살이를 마치고 출감한 후 현실 생활에 암담해하고 있다. 무기수 사상범 허 씨의 부탁으로 그의 고향 마을을 찾아온다. 하지만 허 씨의 노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가는 길이다.
서울 여자 : 돈을 훔쳐 달아난 종업원을 잡으러 서울에서 이 마을까지 왔다. 그러나 조업원의 딱한 형편에 돈을 받기는커녕 자신이 갖고 있던 돈까지 다 털어주고 돌아간다. 가난한 시절을 보상받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고자 하는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다. '돈'은 그의 인생 최고의 목표이다.
농부 : 아버지의 병에 짜증을 내면서도 죄스러워한다.
행상 아낙네들 :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골 마을을 돌아다니며 장사로 힘겹게 살아간다.
춘심 : 신촌의 술집에서 일한다. 모처럼 휴가를 받아 고향에 선물을 사서 다녀가는 길이다. 술로 현실을 도피하려 한다.
미친 여자 : 대합실 의자에 웅크리고 있다. 기차가 와도 타지 않고 추운 대합실을 지키고 있다.
막차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곳을 벗어날 수 있는 수단, 즉 희망을 상징한다. 그러나,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에게 삶의 희망이나 행복이라는 것이 쉽게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을 상징한다. 한편으로 막차의 연착이 계기가 되어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쓸쓸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것은 막차, 간이역, 눈이다. 시간적인 소멸감을 의미하는 막차와 외로움과 쓸쓸함을 느끼게 하는 간이역, 그리고 눈을 통해서는 고단한 삶이 연상된다.
톱밥 난로와 밤으로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과거를 회상하고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난로의 불꽃이다.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지만 서로 교감을 느끼고 위안을 얻는다. 밤은 고단한 삶을 나타낸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기차이다. 여기에서 ‘기차’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 ‘삶의 행복’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 기차는 쉽게 도착하지 않는다.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행복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차가 연착됨으로 해서 이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성장 위주의 산업화가 진행되던 시기에는 모두 행복을 금방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기차의 연착은 꼭 이루어야 할 목표를 정해 두고 최대한 빠르게 달성하는 것을 주요 가치로 삼았던 산업화에 대한 비판이 담긴 것이며, 아울러 삶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갈래 : 단편 소설, 순수 소설
성격 : 서정적, 성찰적, 회상적
배경
시간적 배경 : 1970 ~ 1980년대
공간적 배경 : 사평역 대합실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간이역 대합실에서 나누는 삶에 대한 교감, 평범한 인물들의 쓸쓸하고 고단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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