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하던 아내는 바늘에 찔려 손가락에서 피가 나온다. 그러자 아내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남편은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
7,8년 전 남편은 결혼하자마자 동경으로 유학을 갔다. 남편은 대학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아내와 같이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남편이 돌아오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오랜 시간 기다려왔지만 지금도 아내는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남편은 돈벌이는커녕 집에 있는 돈을 쓰며 돌아다닌다. 남편이 집에 있을 때는 책을 읽거나 밤새 글을 쓴다. 때때로 한숨을 쉬며 책상머리에서 울기도 한다.
새벽 2시, 행랑 할멈이 부르는 소리에 나가보니 남편은 만취가 된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남편은 행랑 할멈의 도움을 거절하며 간신히 방에 들어와 벽에 기대어 쓰러진다.
아내는 남편의 옷을 벗기려 하지만 잘 되지 않고 남편에게 술을 권하는 사람들을 원망한다. 남편은 사회가 자신의 머리를 마비시키지 않으면 안 되게 하므로 술을 마신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부조리한 현재의 조선 사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남편은 아내가 말 상대가 되지 않는다며 답답해하면서 집을 나간다. 자신의 만류에도 남편이 집을 나가자 아내가 절망스럽게 중얼거린다.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소설가인 현진건은 1920년 단편 소설 ‘희생자’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1921년 ‘빈처’를 발표하면서부터이다.
현진건은 한국 근대 단편 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특히 최초의 근대식 문장과 리얼리즘을 한국문학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담으로 소설가 이태준과 상당히 친해 작품 중간중간에 이태준을 연상하는 인물들이 나오기도 한다. 이태준 역시, 토끼에서 주인공이 먼저 간 현진건을 추억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였다.
남편 : 경제적으로 무능한 지식인이다. 일제 치하의 사회 적응하지 못한다. 아내에게서도 이해받지 못해 방황과 갈등을 겪는 이물이다. 식민지 사회 현실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음을 고민한다. 아내를 무시하는 경향도 있다.
아내 : 결혼을 하고 늘 혼자서 가난을 참고 견딘다. 무지로 인해 지식인인 남편의 고뇌를 이해하지 못한다.
작품 속 남편은 일본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이다. 하지만 막상 조국에서는 자신의 뜻을 펼칠만한 곳이 없다. 자아를 실현할 출구를 찾지 못하자 술에 의존해 울분을 달래고 있다. 아내의 말을 빌면 몹쓸 사회가 술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1920년대의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이다. 그러나 고국에는 그의 뜻을 펼칠 만한 곳이 없다. 작품 속에는 분열을 거듭하는 지식인 사회의 풍경이 나타나 있는데 이는 1920년대 초반 사회 운동 단체들의 이합집산을 빗댄 것이다.
작품 속 아내는 지식인 남편의 고뇌를 돕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남편과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절망에 빠진다. 남편 역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식민지 사회의 현실에서 아내를 이해시키려 하지만 실패하며 절망에 빠져있다. 아내와 남편은 교육 수준의 차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내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아내와 남편의 대화는 서로 겉돌고 있는 것이다.
갈래 : 단편 소설, 사실주의 소설
성격 : 사실적, 사회 비판적
배경
- 시간적 배경 : 1920년대
- 공간적 배경 : 서울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일제 강점기의 부조리한 사회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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