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감의 아내는 젊은 조수와 도망쳤다. 그에게는 어린 아들 당손이가 있었고 아들을 먹여 살릴 생각에 막막했다. 조수가 지어 놓고 간 독을 부숴버리고 싶지만 생계 때문에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몸이 아파도 안간힘을 다해 독을 짓는다. 하지만 송 경감의 솜씨에는 차차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손이 떨려 예전의 솜씨를 발휘하지 못한다. 송 영감이 쓰러지는 횟수도 많아지자 흙 반죽하는 왱손이가 올해는 쉬자고 권하지만 송 영감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송 영감을 딱하게 여긴 앵두나무집 할머니가 당손이를 다른 집에 보내자고 한다. 송 영감은 화를 내며 할머니의 제안을 거절하고 다시 독 짓기에 몰두한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송 영감은 자리에 쓰러져 있는 때가 많았다.
마른 독을 가마에 넣는데 송 영감은 조수가 지어 놓은 독과 자신이 지은 독을 나란히 노이는 것에 신경을 썼다. 마치 누구의 독이 더 잘 지어졌는지 내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렇게 가마에 독을 굽는데 문제가 생겼다. 독들이 무너져 앉기 시작한 것이다. 가마 속에서 독이 튀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튀어나가는 것은 송 영감이 만든 독이 대부분이었다. 송 영감은 이제 더 이상 제대로 된 독을 만들 수 없게 된 것이다. 송 영감은 다시 쓰러졌다.
정신을 차린 송 영감은 아들에게 앵두나무 집 할머니를 데려오라고 한다. 그리고는 아이에게 나가 놀라며 말하며 아이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송 영감은 할머니에게 아이를 보내겠다고 말한다.
당손이가 떠나고 난 후, 송 영감은 독 가마를 떠올리고 그곳으로 향했다. 송 영감은 가마의 안쪽으로 깊이 더 깊이 걸어갔다. 송 영감은 자신이 만든 독 조각들이 흩어져 있는 곳까지 갔다. 인간이 갈 수 없는 그 뜨거운 곳에서 송 영감은 아주 단정히 무릎을 꿇고 앉는다. 마치 깨어진 독들을 대신하듯 송 영감은 죽음을 맞는다.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1930년 신문에 시를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했고 16살이던 1931년에는 문학지 동광에 ‘나의 꿈’을 발표하면서 정식으로 등단했다.
1940년에는 ‘늪’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42년 일제의 한글 말살정책이 시작되자 낙향해 은둔한다.
광복 이후에 ‘목넘이 마을의 개’등을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고 한국정쟁 이후에는 장편소설을 주로 썼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고 그의 제자로는 류시화, 조세희, 정호승 등이 있다.
송 영감 : 독을 짓는 노인이다. 아내가 자신과 아들을 버리고 가자 배신감을 느낀다. 아내와 함께 도망친 젊은 조수에 대해 분노하고 질투한다. 어린 아들 당손이와 살아가기 위해 독을 짓지만 실패하고 죽게 된다.
아내 : 젊은 조수와 눈이 맞아 늙은 남편 송 영감과 어린 아들 당손이를 두고 도망간다.
조수 : 송 영감 밑에서 독 짓는 것을 거들었다. 그러다 송 영감의 아내와 눈이 맞아 도망간다. 독 짓는 실력이 좋은 인물로 전통적 가치와 대응하는 젊은 세대를 상징하고 있다.
앵두나무집 할머니 : 인정 많은 사람으로 당손이를 부유한 집에 보내준다.
송 영감에게 있어 독 짓기는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생존의 한 방법이며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자신을 떠난 아내와 조수에 대한 대결 방식이다.
그런 송 영감이 지은 독들이 터져 나가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것은 송 영감의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독이 터진다는 것은 독 짓기에 실패했다는 의미이고 장인으로서의 패배를 의미하기도 한다. 독들이 튀는 소리를 통해 송 영감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독을 대신해 가마 안에서 죽음을 맞은 송 영감의 모습을 통해 위대한 장인 정신의 구현을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에는 전통적인 가치 체계를 지니고 있는 송 영감과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조수의 모습을 통해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의 갈등과 대립을 보여준다. 송 영감은 늙고 병든 인물이지만 조수는 젊고 건강한 인물이다. 또한 장인 정신의 소유자인 송 영감과는 다르게 조수는 감정적인 인물이다.
도망간 아내와 조수에게 느낀 배신감과 분노로 송 영감이 독 짓기를 실패하면서 전통적 가치가 붕괴되는 세태와 이에 대응하는 전통적 노인으로 대표되는 송 영감의 삶이 작품에서 보이는 갈등이다.
자신의 생명을 불사르며 독을 짓는 송 영감의 태도에서 절정에 달해있는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작가의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문명 이전의 순수한 삶을 다음 세대로 이어 주지 못하는 비극적 결말을 통해 이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문제임을 전달한다.
독 짓기에 평생을 바쳐온 장인 송 영감의 최후를 통해 예술가적 혼을 이루려는 그의 필사적인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 송 영감의 비장한 모습의 결말이 비극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갈래 : 단편 소설, 심리 소설
배경
- 시간적 배경 : 가을
- 공간적 배경 : 시골
성격 : 토속적, 회고적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독 짓기에 대한 한 노인의 집념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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