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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창가의 토토(구로야나기 테츠코)

독서

by julia-ss 2022. 7. 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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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동생이 꾸준하게 추천해준 책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어보긴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음으로 미루고 미루었던 그 책을 이번에는 미루지 않고 읽어보았습니다.

 

바로 일본의 배우로 유명한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쓴 창가의 토토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그녀의 이야기를 쓴 자전적 소설입니다. 창가의 토토는 이미 너무나 유명해서 읽어보지 않았어도 제목만은 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 처음에 책장을 펼치고 아주 맨 앞부분에서는 이 책을 왜 추천해주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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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에 학교

책은 토토의 어머니가 토토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퇴학 이야기를 듣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시작됩니다. 토토의 산만한 행동으로 수업에 지장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 역시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토토에게 주의조차 주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점점 이야기를 읽다 보니 토토가 아마 ADHD,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이야 이런 게 많이 알려졌지만 그 옛날이라면 얼마나 곤란했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토토의 어머니가 대단한 분으로 보였습니다. 자녀를 이해해주고 함부로 본인의 잣대로 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토토에게 퇴학당한 것을 말하지 않고 그저 새로운 학교를 다니게 된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토토가 향하가 된 새로운 학교는 도모에 학교라는 곳이었습니다. 도모에 학교는 처음부터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이라면 교사와 학부모가 상담을 하고 입학 여부를 결정지을 텐데 교장선생님은 그 반대였습니다.

 

토토와 단둘이 이야기를 한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토토의 이야기를 언제고 들어주었습니다. 그것은 토토에게 인상적인 일로 남았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그토록 오래 하품 한번 하지 않고 잘 들어준 사람은 전에도 후에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저에게도 인상 깊은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 창가의 토토에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나에게도 그렇게 이야기를 잘 들어준 사람이었었나? 하고 의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일방적으로 몇 시간을 계속 떠드는 것을 들어준 교장선생님이 있는 도모에 학교가 기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전철 모습을 한 학교는 토토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게다가 자리까지 그날그날 자신이 앉고 싶은 곳에 앉을 수 있는 획기적인 학교였습니다. 수업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날 할 것들을 칠판에 적어놓으면 각자 하고 싶은 공부부터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자기 주도 학습이었습니다. 물론 학생 수가 적어 선생님이 그것을 감당할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이 학교의 시스템은 많은 교육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것이라고 봅니다.

 

인상 깊은 것 중 하나가 도모에 학교 학생들은 편견을 배우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이, 남들과 생김새가 다른 아이, 토토처럼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별난 아이도 이곳에서는 모두 그냥 평범한 학생일 뿐이었습니다. 누구도 다른 것에 대해 놀림을 받지 않아 정말 좋은 곳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야스아키-친구와 함께라면 나무에 오를 수 있다

토토의 나무를 함께 오르기도 했던 야스아키라는 친구는 소아마비 때문에 불편한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야스아키의 소아마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토토가 온 힘을 다해 사다리를 잡아주고 손을 내밀어 주어 토토의 나무에서 함께 신나는 추억을 쌓았습니다. 책의 후반에 야스아키가 죽어 장례식에 가게 된 장면은 너무 슬펐습니다.

 

다카하시-작은 것은 콤플렉스가 아니다

매년 113일 열리는 도모에 학교의 운동회날 경기를 잘한 사람은 다카하시였습니다. 다카하시는 몸집이 아주 작은 아이로 앞으로도 그렇게 작게 살아갈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걷는 것도 느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다카하시가 가장 빛난 날은 바로 운동회날이었습니다. 아마 교장선생님이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 게임 구성에 그 답이 있었습니다. 작아서 잘 지나가기 힘들었던 장애물을 가장 잘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다카하시였기 때문입니다. 작다는 신체적 콤플렉스를 갖기 전에 1등을 한 자신을 잊기 않기를 바란 교장선생님의 배려, 마음 씀씀이가 감동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나중에 성장한 다카하시는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하였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의 학생 사랑이 이렇게 좋은 결과를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도모에 학교의 교장선생님, 고바야시 소사쿠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참된 교육자입니다. 아이들이 몸소 깨닫고 스스로 생각해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그 발판을 만들어주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교육자가 세상에 더 많아져야 합니다. 한국에 방정환이라는 분이 있다면 일본에는 바로 고바야시 소사쿠 선생님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해봅니다. 그리고 이런 선생님에게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부러웠습니다. 비록 옆 나라 일본이긴 하지만 선생님이 좀 더 오래 사셔서 교육에 더 많이 힘쓰셨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전쟁으로 학교가 불타게 되는 것을 보면서도 다음에는 어떤 학교를 세울지, 오직 그런 열정으로 가득했던 교장선생님이 존경스러웠습니다.

 

학교가 좋은 아이들

도모에 학교의 아이들은 학교를 정말 좋아합니다. 토토 역시 아침마다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런 도모에 학교의 학생들은 정말 축복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도모에 학교, 좋은 학교! 들어가 봐도 좋은 학교!’ 이렇게 마음에서 우러나온 노래를 부르기에 이릅니다. 이런 아이들의 노래를 들은 교장선생님은 정말 기쁘고 보람찼을 것입니다.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

교장선생님은 언제나 토토를 보면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라고 말해주셨습니다. 세월이 흘러 토토는 깨달았습니다. 그 시절의 자신은 그렇게 착한 아이는 아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교장선생님은 토토에게 늘 사실 너는 참 착한 아이라고 말씀해주셨고 나중에 토토는 정말 착한 아이로 바뀌어갈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 말이 이렇게나 중요합니다.


도모에 학교가 지금은 남아있지 않아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학교의 졸업생들과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도모에 학교는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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