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태준 '복덕방' 총정리-줄거리/해설

한국 단편소설

by julia-ss 2022. 7. 1. 17:01

본문

반응형

 

줄거리

칠석, 안 초시는 앞집에서 물을 버리는 것을 보며 녹두 빈대떡을 부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한쪽 안경다리가 부러져있는 돋보기안경을 쓰는 안 초시의 적삼 소매에는 때가 묻어있다.

한때 장사를 했던 안 초시는 지금 서 참의의 복덕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복덕방에는 서 참의와 안 초시, 박희완 영감 이렇게 세 노인이 모인다. 안 초시와 서 참의는 거친 농담을 하며 항상 티격태격한다.

안 초시의 딸 안경화는 꽤 잘 나가는 무용가이다. 안 초시의 딸 안경화의 무용회에 갔지만 서 참의는 꼴사납다는 표현을 하며 안 초시의 심기를 건드리고 그 후로 한 달간 서 참의의 복덕방에 가지 않았다.

딸에게 윗옷이 다 헤져서 하나 사고 싶다고 말하지만 딸은 어련히 사 드리지 않겠냐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딸은 그해 겨울이 끝나도록 옷을 사주지 않았다. 안경다리를 고칠 돈도 부족하게 주었다.

돈만 있으면 좋은 세상이라는 생각을 하던 안 초시에게 박희완 영감이 소식 하나를 전해준다. 황해에 큰 항구를 건설할 계획이 있다는데 관청에서 지금 땅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은근히 자기를 무시했던 서 참의보다 좋은 집을 사서 그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안 초시는 딸에게 소식을 전한다. 관심을 갖게 된 딸은 자신이 아닌 애인에게 돈을 대신 맡긴다. 그 모습을 보며 안 초시는 다시 한번 서운함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고, 안 초시가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항구가 생기기로 했던 것이 취소되자 손해를 본 사람이 헛소문으로 땅을 처분한 것이다. 그 피해자는 안 초시의 딸이 된 것이고 딸은 안 초시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안 초시는 서 참의는 안 초시를 위로해 주기 위해 2차까지 한잔하며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복덕방에 들어선 서 참의는 입에서는 피가 흐르고 얼굴은 잿빛인 안 초시를 발견하게 된다. 바닥에는 약병이 굴러져 있었다.

딸을 데려온 서 참의는 관청에 알리자고 말하지만 딸은 펄쩍 뛰며 자신의 명예를 생각해달라고 한다. 이에 화가 난 서 참의는 딸을 다그치고 결국 딸에게 제안을 한다. 안경화가 아버지 이름으로 든 보험금을 타서 안 초시의 수의도 구색 맞춰 한 벌 짓고 묘지도 널찍하게 사서 장례식을 후하게 치를 것을 당부했다.

서 참의는 조의금을 준비한 박희완 영감에게 그 계집에게 부조할 필요 없다며 그 돈으로 술을 마신다. 장례식에서 슬픈 마음을 표현한 두 노인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며 묘지로 가지 않고 다시 술집으로 향한다.

 

작가-이태준

상고 취향은 옛것을 숭상하는 취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태준 작가는 상고 취향을 지니고 있다. 주로 전통문화와 같은 과거를 예찬하고 농촌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도시를 자본주의에 오염된 공간으로 묘사하는 반면, 농촌 등 변두리 공간을 인간적이고 가족적인 공동체로 묘사한다. 이것은 은연중에 우리 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간접적인 방법으로 식민지 근대화와 일제의 지배를 비판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복덕방’의 경우, 복덕방에 모인 노인들에게서는 인간미가 느껴지지만 도시인의 전형적인 모습인 안경화와 주변인들에게서는 위선적이고 이해타산적인 면모가 풍긴다.

 

 

등장인물

안 초시 : 복덕방에서 소일을 하며 딸에게 의존하고 있다. 근대화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던 중 부동산 투기를 통해 허황된 꿈을 꾼다. 그 꿈이 실패로 돌아가자 결국 자살하고 만다.

 

안경화 : 안 초시의 딸로 무용가이다. 허세와 이기주의로 가득 차있는 위선적인 인물로 새로운 문명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서 참의 : 안 초시의 친구이다. 젊었을 때는 무인으로 기개가 넘쳤지만 현재는 모두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했다. 화려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며 현실에 비애를 느낀다.

 

박희완 : 복덕방에서 일본어 공부를 하며 대서업을 준비하고 있다.

반응형

 

작품의 포인트

 

 

 

복덕방

1930년대 서울 변두리의 복덕방은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된다. 복덕방은 근대화의 흐름 속 급변하는 세상에 편승하고자 하지만 주저앉고 마는, 궁핍한 노인들이 소일하기에 적합한 공간이기도 하다.

안 초시는 복덕방에서 화투패를 만지작거리거나 서 초시에게 술을 얻어마시는 형편이다. 서 참의는 기개가 대단한 무인이었지만 지금은 기생에게도 굽신거려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서글프게 생각한다. 박희완 영감 역시 일본어 공부를 하며 대서사 자격을 얻으려 하지만 잘 되지 않고 있다. 이들 모두는 사회에서 소외된 노년기를 보내고 있다.

복덕방 안에서는 세 노인이 서로에 대한 연민을 갖고 지낸다. 또한 절망에 빠진 안 초시가 마지막으로 기댄 공간이기도 한 복덕방은 이들의 비참한 삶을 부각하는 비극적 공간이기도 하다.

 

작품 속 갈등

이 작품에는 구세대와 신세대간의 대립이 갈등의 축을 이룬다.

먼저 구세대인 안 초시와, 서 참의, 박희완은 전통적인 윤리와 가치관을 추구하는 인물들이다. 정을 중시하는 이들 구세대는 근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소외된 세대이기도 하다. 주변부에 있는 인물들이다.

반면 안경화와 주변 인물들로 대표되는 신세대는 근대적 가치관을 추구하는 인물들로 개인과 자아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중심부에 있으며 근대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새로운 세대이다.

 

'안 초시'의 자살 이유

표면적으로 안 초시는 부동산 투자의 실패로 절망해 자살했다. 하지만 안 초시가 자살한 이면적 이유를 들여다보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 공동체의 붕괴로 딸로부터 받은 소외로 인해 자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흰 조각구름'과 '때 묻은 적삼'

맑은 가을 하늘에 널린 눈부시게 흰 조각구름은 안 초시의 꿈을 의미한다. 그리고 안 초시의 때 묻은 적삼은 안 초시의 현실 및 좌절된 꿈을 나타낸다.

‘흰 조각구름’과 ‘때 묻은 적삼’의 상반된 이미지가 안 초시의 비극적인 삶을 더욱 심화시킨다.

 

 

총평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안 초시가 너무 안타까운 작품이었다.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문제를 그 당시에 다룬 작가의 시선에 놀랐다. 지금도 이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뉴스를 보아도 알 수 있고 직접 나가보아도 알 수 있다. 가끔은 나조차도 헤맬 때 우리의 할아버지들이, 할머니들이 생각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열심히 노력하지만 노력의 속도보다 빠른 변화에 힘겨울 그들을 한 번쯤은 배려할 줄 아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노인들이 복덕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 또한 마찬가지였다. 노후대책이 필요하지만 그럴 기회가 부족했던 현세대들의 모습이 예전에도 있었겠구나 하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화나는 것은 안 초시의 딸 안경화였다. 아무리 개인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어떻게 아버지에게 저렇게 무례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보아도 부러진 안경이 보일 것이고 오래된 옷이 보일 텐데 아버지를 챙기는 그 한 번이 어렵나 싶다. 그러고는 보험을 넣는 모습이 참 별로라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이상은 욕이 될 것 같으니 말이다.

마지막에 참의가 안 초시에게 더 이상 안경 걱정하고 옷 걱정할 필요 없으니 죽은 게 다행이라는 식으로 말할 때, 안 초시가 이제는 행복하기만을 바랐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